개인산행및여행

2020년 7월 18일(토요일) 지리산 산행

제석봉 2020. 7. 20. 08:50

코로나인지 우한폐렴인지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2020년이다.

정말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전과 코로나 후로 나누어 질 것이라고 하더니 맞는 말 같다.

언제나 7월말, 8월초에 떠나던 지리산 종주산행이

올해는 코로나때문에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 빨리 지리산을 다녀왔다.

 

최고봉인 천왕봉이 아닌

정말 넉넉한 반야봉과 뱀사골을 다녀왔다.

역시 지리산은 느리게 걸어야 한다.

언제가도 처음가는 것처럼 새로워 보이는 산이지만

느리게, 느긋하게 걸으니 전혀 다른 산으로 다가왔다.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에어컨을 안고 산행하는 기분,

그것도 머리 아프고 시끄러운 기계의 찬바람이 아닌

상쾌한 찬바람이 부는 시원한 공기를 한아름 안고 걷는 지리산의 능선길.

무박산행이라 출발전에 머리가 아팠으나

금밤 두통마져 씻은 듯이 나아버리는 지리산의 마법.

지리산은 뿌리치기 어려운 마약이고, 벗어나기 힘든 어머니의 품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인 10간 30여분을 꽉채워 느릿하게 걸었다.

찬공기가 너무 맑아 평소 거의 하지 않던 앉아서 쉬고 또 쉬어가며.......

5~6시간이면 충분한 길을 느리게, 또 느긋하게 걸었다.

 

성삼재-노고단 안부-돼지령-임걸령-노루목-반야봉-삼각봉 갈림길-삼각봉-

화개재-뱀사골-와운마을-반선(GPS 상 거리 22km)

 

5시쯤 되었나.

노고단 안부(노고단 탐방소)에 도착하니 동쪽이 밝아 옵니다.

시커먼 반야봉이 너무 정답습니다.

돼지령 못미쳐 해가 오릅니다. 반야봉 너머 동쪽이 끓어 오릅니다.

구례쪽 산은 아침 준비가 한창입니다.

일출 볼거라고 빠르게 돼지령으로 향하며 남쪽을 본 모습

이번 산행은 참으로 수지 맞는 산행. 눈이 황홀합니다.

돼지령 전망대에 도착했는 데 해는 이미 올랐나 봅니다. 제가 졌습니다.

덕분에 여기서 부터는 세월아 네월아 걸었습니다.

남부능선 끝자락이 운무속에 아름답습니다. 불일폭포의 우렁찬 물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피아골은 아침단장을 마치고 씻은 운무를 멀리 밀어내고 있습니다.

맑은 아침햇살을 받는 노고단. 아래는 운무가 폭포를 이루며 능선을 넘습니다. 화엄사가 잠에서 깨어 났겠지요.

참으로 오래만에 담아본 표지판. 노고단에서 2km남짓 왔으니 천왕봉은 23km정도 남았겠네요.

피아골은 완전히 단장을 마쳤습니다. 투명하기까지 한 피아골의 아침. 너무 많은 민족의 한을 간직한 골짜기 이지만

겉모습은 평화롭기 그지 없습니다.

남부능선은 아직 아침단장이 한창입니다. 끝자락에는 구름이 폭포를 이루어 흘러내립니다.

노루목에 왔습니다. 이름이 참으로 정답습니다. 노루목..... 반야봉을 오릅니다.

300여 미터 남짓 오르는 데 왜 그렇게 먼지.....

반야봉 오르며 자꾸만 뒤를 돌아 봅니다.

함양쪽은 운무의 바다입니다. 멀리 쑥밭재가 보입니다.

구례, 하동은 아직 미몽의 구름 바다입니다.

함양쪽의 운해

반야봉 입니다. 지혜의 봉우리 입니다. 어리석은 자가 지리산에 들어가면 지혜로워 진다는 전설이~~~

아침을 먹는 산객들이 반야봉 넓은 봉우리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그늘이 아닌 따뜻한 햇볕이 내리는 곳에

7월 삼복더위에 따뜻한 햇볕을 찾아 때거리를 먹게 하는 지리산의 마법.....

 

천왕봉에서 길게 흘러내리는 지리산 남부능선, 앞으로는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지리산 주능선

 

이제 지리산 주능선과 남부능선의 윤곽이 또렸합니다. 아침 단장이 끝났습니다.

반야봉 중턱에서 아침을 먹으며 바라본 모습입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한마디~~~. 아! 지리산~~~~~~~

삼각봉. 고향 방향이 나오게 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전라남도 능선을 걸었고, 이제부터는 전라북도 능선을 걷게됩니다.

오늘은 경상남도 능선은 가지 않습니다.

화개재에 피어 있던 원추리꽃. 아직 만개는 하지 않았습니다.

화개재

화개재 안내 표지판.

뱀사골을 내려가며 서서히 물이 많아집니다.

원시림의 계곡. 한기가 밀려와 으스스 하기까지 합니다.

간장소입니다. 물이 진짜 짠지는 맛을 보지 않았습니다.

옛날에 푼 소금이니 아지까지 짜지는 않겠지요.~~~

역시 지리산은 느리게 걸어야.

뱀사골이 이렇게 아름다운지는 몰랐습니다. 느리게 걸으니 보이더군요.

끝없이 이어지는 폭포, 또 폭포

제승대

뱀사골의 작은 이끼폭포

병풍소입니다. 20여리를 달려오며 수많은 바위에 부딪치다 보니 물이 시퍼렇게 멍이 들었습니다.

이제 뱀사골은 끝났습~~~ 아닙니다. 아직 반선까지는 한참 남았습니다.

와운마을에 있는 천년송의 할아버지 나무

천년송. 할머니 나무.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오르기가 힘들었습니다. 마지막에 땀을 말로 쏟으며 올랐습니다.

뱀사골탐방로 해놓은 곳에서 반선으로 가는 계곡. 정말 폭포가끝없이 이어집니다.

맑고 투명한 물이 동이째로 흘러갑니다. 발을 담그자 발이 아리도록 차가웠습니다.

반선에 왔습니다. 느린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 햇볕이 너무 따가웠습니다. 멀리 지리산은 구름이 두꺼운데 아래는 삼복의 햇볕이 가득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