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산행및여행

2015년 8월 3일~5일 지리산 산행(1)

제석봉 2015. 8. 10. 08:13

어리석은 자가 들어가서 현명해져 나온다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다녀왔습니다.

 

작열하는 태양아래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다녀온 웅장한 산 지리산,

서산대사는

지리산은 웅장하되 아름답지 않다라고 했지만

지리산은 웅장함 하나만으로도

이미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습니다.

 

봉우리 하나하나마다 신이 살고,

이름조차 외우기 어려운수많은 커다란 골짜기마다 부처가 살고,

산등성이 조그마한 터마다 인간이 사는 조화로움의 산,

지리산.

 

졸리운 눈 비비며 메마른 목에 아침을 넘기고,

아침을 깨우는 반야봉을 오르고,

임걸령 샘터 차가운 물로 목도 축였습니다.

화개재-토끼봉-명성봉 넘으며 이미 무거워진 발걸음을 원망도 해보고,

바짝 말라버린 목과 주린 배를 움켜쥐고 도착한 연하천대피소,

얼음처럼 차가운 연하천의 샘물로 텅 빈 배를 채우고,

불어터진 라면을 허겁지겁 주린 배에 구겨 넣은,

그 아름다운 추억을 지리산이 아니면 어디에서 경험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불러진 배를 안고

연하천대피소에서 백소령대피소로 이어지는 우아한 길을 발걸음도 가볍게 지났지만,

벽소령에서 세석대피소 가는 험난한 길,

저 봉우리만 넘으면 오늘 몸 편히 누일 수 있는 세석일 것 같은데,

한 봉우리 넘으면 또다시 나타나 저승사자같이 앞을 가로막는 또 다른 봉우리,

지리산에서 물맛이 가장 좋다는 선비샘에서 한바가지 물로 목도 축여보고,

맛있는 물에 커피도 타 차게 마셔도 보고,

발걸음은 이미 천근만근이지만 그래도 가야할 곳이 있기에

세석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철쭉이 지천으로 자라는 세석평전을 지나

촛대봉이 거대하게 앞을 막아서는 세석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고기도 볶고밥도 데우고국도 끓이고,

황제의 밥황후의 찬이 부럽지 않은 저녁을 먹고,

지리산의 별을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피로에 절은 몸은 마음과 따로 움직여 꿈의 세계로 가고 말았습니다.

 

아직 여명조차 없는 세석의 아침을 깨우고 일어나

우선 시장기만 속이는그러나 우아하게 커피와 까만 파이로 간식도 하고,

비록 천왕봉 일출보다는 못하지만 촛대봉 일출을 보러 출발했습니다.

낮게 깔린 운무의 저편에서 붉게 떠오르는 아침의 새로운 해를 보며

탄성도 질러보고,

발걸음도 경쾌하게 연하의 세계를 통과하고,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장터목대피소로 갔습니다.

산위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

남은 것 몽땅 꺼내 데우고끓이고 해서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고사목이 아름다운 제석평전을 빠른 걸음으로 지났습니다.

다시 돌아올 길이기에 뒤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통천문을 지나고 드디어 부처의 세계인 도솔천즉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정신줄을 놓을 뻔 했지만,

무수히 올랐던 천왕봉이지만 그래도 천왕봉은 천왕봉이었습니다.

천하를 발아래 굽어 볼 수 있는 천왕봉,

동쪽의 아름다운 운해와 맑은 태양,

서쪽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우리가 걸어온 지리산의 마루금,

멀리 삼각의 노고단이 보이고여인네의 엉덩이를 닮은 웅장한 반야봉도 한눈에 들어오고,

그렇게 우리는 세상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다시 장터목대피소 돌아오는 길,

오를 때 지나쳤던 제석봉의 고사목도 마음껏 보고,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룬 제석봉의 고사목과

바람에 누웠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부드러운 풀잎은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들의 세계였습니다.

 

귀경의 교통편 때문에 선택한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이어지는 그래도 지리산에서는 짧고 편안한 길,

단지 지리산에서 짧고 편안한 길이지 결코 쉽지 않은 길,

빠른 걸음으로 하산길을 제촉했습니다.

시원한 물줄기가 나오는 참샘에 앉아서 흐르는 땀을 훔치고,

벼슬아치의 내기에 관한 전설을 간직한 하동바위도 지나고,

차거운 물에서 탁족도 하고,

비누도 없이 머리도 감고뜨거워진 무릎도 식히고.

 

한신계곡과 만나는,

신의 영역을 벗어나 인간의 세계로 내려오자

마치 한증막에라도 온 것 같은 무더위가 이미 지친 우리를 반겼습니다.

산채비빔밥에 탁배기 한 잔으로

1무 1박 3민족의 영산 지리산 산행을 마무리 하고

집으로 향하는또다시 인간과 부대껴야 하는 속의 세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산행일지 8월 3 22(남부터미널 출발) - 8월 4 01시 05(구례터미널 도착)

01시 50(성삼재 도착)-02시 30(노고단 대피소도착-조식)-03시 40(노고단대피소 출발)

06시 00(노루목 도착)-06 45(반야봉 도착)-10시 20(연하천대피소 도착-중식)-

13시 25(벽소령대피소 도착-휴식[한시간 정도 쉬고 싶었는데 추워서 일찍 출발])-

17시 15분 세석대피소 도착(석식 및 취침)-5일 04 53분 세석출발-05시 37(촛대봉 일출)-

07시 42(장터목대피소 도착-조식)-09시 25(천왕복 도착)-10시 45(장터목 돌아옴)-

11시 55(참샘 도착)-12시 35(하동바위 지남)-13시 30(백무동터미널 도착)-

14시 50(백무동터미널 출발)-19시 15(동서울터미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