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산행및여행

2014년 4월 26일(토요일) 춘천 사명산(1)

제석봉 2014. 4. 27. 14:56

금요일 하고도, 늦은 금요일

전화 벨이 울린다.

‘누구야, 늦은 시간에 바뿐데...’

“어! 너구리, 웬 일이냐?”

“웬 일은? 야이 중놈아! 6시에 전화한다 해놓고 와 안하노? 뭐하노?”

“뭐 하기는, 염불하지. 벌써 6시 됐냐?”

“중놈이 산중에 처박혀 있다 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지? 7시가 다 돼 가거마.”

“기래! 벌써 그리됐나? 요거 마무리해놓고 전화하께. 미안”

 

 

열어 놓은 작업창을 닫고 급하게 카페를 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동행하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전화를 꺼냈다.

“어이, 너구리. 갈 수 있겠다.”

“새끼 빨리 전화 좀 하지. 알았다. 낼 새벽에 오이라.”

“알았다.”

 

 

다시 밀린 일을 처리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바쁘거마 오늘따라 무신 전화가 이리 자꾸 오노?’

“어, 너구리! 바뿐데 마로 자꾸 전화 하노? 뭐 준비할 끼 있나?”

“없다. 있어도 니는 준비 안해도 된다.”

“그라모 바빠서 오줌누고 뭐 볼 시간도 없는데 뭐하로 자꾸 전화하노?”

“어이, 쪼매 미안한데 니 안와도 되것다.”

“무신 소리고, 와?”

“변태 새끼가 해거름 때 전화와서 못 간다고 했는데, 지금 전화와 간단다.”

“변태 그 새끼는 지천명에도 아직 왔다 갔다 하나? 자리가 없나?”

“응, 아무래도 좀 멀리 가는데 끼이 가기는 안글나?”“글치, 나이가 연센데 아무래 그렇지. 할 수 없지뭐.”

“미안타”

“괜찮다, 니가 우찌 전화하나 했다. 한자리 비~논께 전화 했구마.”

“미안타고 했다아이가.”

“미친놈, 그 소리가 아이다. 원래대로 돌아갔는데 미안할끼 뭐있노? 재미있게 놀다 오이라”

“니, 낼 오데 갈끼고”

“글세, 중놈이 정해진기 있나? 발길가는대로 가는기지 뭐.”

“갔다와서 다음주에 고자하고, 꼴값하고 다 얼굴 한 번 보자.”

“그래 그러자.”

 

 

8시가 넘은 시간에 일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어! 그라고 보니 낼 어디 가지.’

그래, 간다간다 하면서 못간 사명산이나 가자.

 

전화를 꺼냈다.

“어! 형”

“그래 , 나다. 별일 없냐?”

“나야 뭐 별일 있을게 있수, 형은?”“맨날 사는기 다 안그렇나, 오데고? 춘천에 왔나?”

“응, 지금 춘천 집이야”

“그래, 잘됐다. 내일 형이 산을 가고자 하는 데 아침에 좀 데려다 조야겠다.”

“무슨 산을 가는데?”

“사명산 갈려고”

“사명산이 오데 있는데?”“춘천에 있다.”

“춘천에, 처음 듣는데. 오데 있는데?”“배후령 넘어 오봉산에서 이어진다 아이가. 도솔지맥이라고.”

“아이, 형 나는 그런거 모른다. 배후령은 뭐고, 오봉산은 또 뭐꼬?”

“더불어 대화가 안되는구만. 그런거 신경 쓰지 말고 아침에 운전만 해주모 된다.”

“아이 형! 내가 양주까지 가란 말이가?”“야임마! 아무리 내가 니보다 세상에 먼저 왔지만 그럴수야 없지. 춘천으로 가마.”

“운제?, 내일?”

“내일 아침 일찍 가마. 남춘역에 차가지고 나오이라.”

“형! 그라지 말고 오늘 고마 오이라. 우리집에 자고 가면 되지.”

“마! 아직 퇴근도 안했다. 운제 집에 갔다 챙기갔고 가노.”

“내가 준비해줄끼 있나?”“없다. 제수한테도 말 하지마라.”

 

 

고통편이 무지 불편한 춘천에서 사명산 가는 방법도 해결이 되었고,

느긋한 마음로 퇴근을 했다.

가능역에 하차해 슈퍼에 들러 오이 2개 사고, 물도 큰놈으로 하나 사고,

산행 준비 끝.

 

 

26일(토요일) 산행일지

05시 10분 집 출발-07시 25분 남춘천역 도착-07시 28분 남춘천역 출발

08시 45분 선정사 앞 도착(동생이 길을 몰라 알바를 좀 함. 특히 양구가는 길이

직선으로 새로 뚫리는 바람에 구길에 있는 웅진상회 찾기가 어려웠음.)

09시 정각 수진사 출발. 산행시작-12시전후 정상도착-14시 전후 추곡약수 도착

산행완료. 여기까지는 일사천리 였는데 나오는 교통편이 문제였음.

 

추곡약수터에서 춘천 나오는 버스가 오후에는 하루에 두 번밖에 없음.

13시 30분에 있고, 다음이 18시 30분.

끄악! 14시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어쩌나?

 

추곡약수 아래 점빵에 들러 빨리 가는 방법이 없냐고 물으니

한 20분쯤 걸어가면 새로 만든 길이 나오는데

양구에서 나오는 버스가 있을 거라고 한다.

뜨거운 햇빛아래 20여분을 걸어 나오니 정류소가 있기는 한데,

버스는 는 없었다.

조금 기다리니 산나물을 무겁게 맨 중늙은이가 오더니

앞으로 한시간 쯤 기다리면 양구에서 나오는 버스가 있을 거란다.

정말 오지중의 오지였다.

 

약 16km, 다섯 시간 정도 되는 산행길에서 만난 사람이 단 두 사람이었으니

정말 오지였다.

그 두 사람도 양구에 사는 부부로 추곡약수터에 들렀다,

잠시 오르는 길이라 했다.

즉 산행을 온 것이 아니라 약수를 뜨러 왔다가 잠시 나선 산행길 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사진에 사람은 없습니다.

리모컨을 가지고 갔으면 셀카라도 찍었을 건데 그렇게 사람이 없을 줄 몰랐습니다.

 

 

사명산은 야생화의 천국 이였습니다.

이름 모를 잡초, 이름을 모르는 꽃,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듯한 이끼낀 바위들,

나무위에 지천으로 자라고있는 겨우살이들,

겨울의 황량함과 봄의 화사함이 공존하는 공간,

가끔씩 들리는 꽃들의 조잘거림, 나무와 이야기하는 바람의 소리,

인간의 손때가 덜타 사람만 보면 달아나는 다람쥐들,

인간은 없고 자연만이 가득한 사명산.

남으로 가물어 수량은 줄었지만 길게 누운 소양호,

북으로는 굽이굽이 흐르고 있던 파로호,

別有天地 非人間인 산이였습니다.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나무가 너무 자라 아름다운 경치를 담을 수 없다는 점.

가능한 한 사진 설명은 자제합니다.